歌词
걷어줘 아주 조그만 빛이라도
너에게 닿을 수 있게 해줘
저렇게 예쁘게 반짝이는 별 하나라도
담아줘 그만 눈을 떠 바라봐 줘
더 이상 뭔갈 바라지 않을게
더 네게 작아지기 싫어서 그래
이 시간이 난 좋아
그래도 좋다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
조금씩만 다가갈
지구를 맴돌 달이어도 좋았는데
처음을 잊어버린
기약 없이 멈춘듯한 공간 속의
너에게
네가 좋아했던 밤처럼
내가 좋아했던 낮처럼
조금씩 가려졌던 것들이
무뎌져가던 내 숱한 여름밤들
열두시가 지나가는
너를 만나러 가던
그 거리의 빛이
전부 가려지고 나서야
네가 떠난 걸 알아
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더 난
수없이 다른 걸 떠올리고 자봐도
결국엔 너를 찾고 문득 생각나는
너여서 자꾸 멀어지는 너라서
이제는 찾으려 하지 않을게
더 이상 이유가 없어져서 그래
이 어둠이 난 싫어
짙고 검푸른 이 긴 밤은 떠나질 않아
날 가려둔 천 너머
이미 넌 날 잊은 것 같았는데
자꾸만 스쳐가는
예전의 나를 많이 좋아했던 시간 속의
너에게
난 내가 좋아했던 너처럼
난 네가 좋아했던 나처럼
조금씩 변해갔던 것들이
내 숱한 여름밤들
열두시가 지나가면
네게 안겨 울었던 그 거리의 빛도
전부 잠에 들고 나서야
네가 떠난 걸 알아
난 네가 좋아했던 밤처럼
내가 좋아했던 낮처럼
조금씩 가려졌던 것들이
무뎌져가던 내 숱한 여름밤들
열두시가 지나가는
너를 만나러 가던
그 거리의 빛이
전부 가려지고 나서야
네가 떠난 걸 알아
걷어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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