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스팔트

눈을 떠 천천히 주위를 살펴

따가운 햇살에 흘러내리는

사람들 눈동자엔

아무런 생기조차

느낄 수 없는 더운 날

몸을 싣고 달아나

버리고 싶지만

나에겐 그런 여유도

생각할 틈도 없는 걸

저만치 마음만 날아 올라

화면 속에

비춰진 환상들 마저

이미 갔다 온 것처럼

체념해버린 내 발은

아스팔트를 벗어나지

못할 만큼 연약해

거짓말 조금씩 긴장을 풀고

대담하게 늘어놓는 세계관

언제쯤 이 더위가 지나가고

내가 자연스레

잊혀질 수 있을까

몸을 싣고 달아나

버리고 싶지만

나에겐 그런 여유도

생각할 틈도 없는 걸

저만치 마음만 날아 올라

화면 속에

비춰진 환상들 마저

이미 갔다 온 것처럼

체념해버린 내 발은

아스팔트를 벗어나지

못할 만큼 연약해

저만치 마음만 날아 올라

화면 속에

비춰진 환상들 마저

사라져 저만치

마음만 날아 올라

화면 속에 비춰진

환상들 마저

이미 갔다 온 것처럼

체념해버린 내 발은

아스팔트를 벗어나지

못할 만큼 연약해

그 정도에 머물러있어

말도 한번하지 못하고

하염없이 기다리는

사람들 눈동자엔

아무런 생기조차

느낄 수 없는 더운 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