歌词
하루는
혼자 공원을 걷다가
연보랏빛의
작은 나비를 보았네
날갯짓은 나를 이끌어
어느 나무 아래 데려가
기대 앉은 너를 깨우고는 사라져
너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
넌 기다린 것처럼
나를 바라보면서
이렇게도 느려진 시간 속에
무언의 약속을 나눴네
심장소리에 흔들리는 바람
모든 소리들의 끝
혹시 너에게 닿을까봐 난
괜스레 딴청을 피우고
좁은 길 따라 피어난
수백만의 안개꽃들 사이에
나를 돌아보며 웃어주는
넌 하얀 구름같이 예뻤어
이제 너 오길 기다릴게
내일도 온다 약속해
너는 아무 말 없이
사리풀을 꼬아 내 손목에 감아
그 초록빛 바래가기 전에
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
파란 연꽃잎을 세었네
하루는
네가 나타나지 않아서
온종일 비를 맞으며
너를 기다리고 있다가
해가 지고 나서야
겨우 발걸음을 돌렸네
내일은 올 거니까
내일은 볼 거니까
하루는
네가 서 있던 자리에 서서
혼자 연꽃잎을 세다가
고개를 들었을 때
텅 비어버린 이곳이
너무 낯설게 느껴져서
도망치고 말았네
변해만 가네 하루하루
지나고 또 지나며
색을 잃어가는 바람과 약속들
널 위한 기다림보다
날 위한 거짓들이
다시 여기를 찾아오게 해
희미해져가네
이젠 너를 잃어버린 이곳은
홀로 죽어가는 꽃들과 나비들로
지워져가는데
시간은 하루씩 흘러가고
모든 일은 없던 것처럼
하루는
어딘지 모르게
공허한 기분 속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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