조연같이

난 눈물로 너를 아주 조금씩

지워나가 물론 멈추면 다시

생각나겠지만 이 순간

눈물없이 버티기 쉽지 않아

어떤 인연이든 간에 사소한 거짓에서 비롯해

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 못 한다 믿어

미안해 난 그 때 진실 되지 못 했었나 봐

더 밝게 비추려 하는 저 전봇대의 불빛은 왜

오히려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드는 건지

무덤덤하게 돌멩이를 걷어차며

집으로 돌아오는 길

무작정 집 앞 벤치에 앉아 그냥 뭔가 무너진 듯

들고 있는 목도리를 내 목에 둘러

그 폭신한 게 다 젖을 때까지 고개를 숙여

이제서야 짓는 내 표정은 마치

드라마 속 망가진 조연같이

난 눈물로 너를 아주 조금씩

지워나가 물론 멈추면 다시

생각나겠지만 이 순간

눈물없이 버티기 쉽지 않아

오늘밤도 핸드폰과 이어폰을

들고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

서성거려 쓸데없이 공감이 돼

지금 듣고 있는 이 노래 주인공의 이야기가

괜히 혼자 위로를 해 이런 슬픔이 나 뿐인가

지금 나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지만

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일단

이 걸음을 멈추긴 싫어

솔직히 어떻게 뭘 더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어

그저 그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라며 생각만 해

그렇게 시간이 벌써 나를 누르기 시작했어

터벅터벅 이 걸음걸이는 마치

드라마 속 망가진 조연같이

애써 너를 떠올리려 하지는 않아

그저 생각나면 그리움이 흘러

또 내 앞엔 네가 보여

난 눈물로 너를 아주 조금씩

지워나가 물론 멈추면 다시

생각나겠지만 이 순간

눈물없이 버티기 쉽지 않아

어차피 나만 듣는 흔해 빠진 이별노래

오글거리지만 그 날은 이랬었다 노래해

드라마 속 망가진 조연같이